1. 위드 코로나
위드 코로나(With Corona)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강제성 있는 방역 조치를 모두 해제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여, 모든 감염자를 관리하지 않고 중증 환자만 관리하여 일상으로 돌아가는 정책이다.
2. 명칭
일본 언론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여 퍼지게 된 용어로 원래 '코로나가 만연된 사회에 적응한다'는 의미로 쓰이던 용어였다. 하지만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의 '독성'은 눈에 띄게 약해진 한편,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이 불가능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게 되면서 의미가 바뀌었다.
한국에서 위드 코로나라는 명칭이 가장 빨리 쓰인 사례는 일본의 기사를 번역한 2020년 5월 25일자 아주경제신문의 기사#지만, 실제로는 6월 말부터 이 단어를 언급하는 기사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6월 30일자 기사#처럼 초창기에는 '위드 코로나'와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동시에 쓰이고 있었다. 8월에 이 명칭이 유행어로 자리잡자, 2020년 8월 24일에 국립국어원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코로나 일상'으로 대체하자는 건의를 내놓는다.
그런데 2021년 7월까진 한국에선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의 만연, 장기화 및 그런 환경에 적응하기'를 의미했다. 예컨대 2021년 7월 2일자 기사에서도 방역 조치를 완화시킨다는 뉘앙스를 찾아 볼 수 없다. # 그러다 2021년 8월 23일, 24일 기사#를 통해 확인 가능하듯, 8월 이후 백신 접종 속도가 오르면서 '격리, 방역 조치에서 벗어나 단계적으로 과거의 일상을 복원하기'라는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된다.
위드 코로나라는 명칭은 영어권에선 용례를 찾기 힘들다. 실제로 구글에서 with corona(virus)나 with COVID-19 같이 'with + 코로나'라는 2단어 조합을 입력하면, (한국의 with corona 정책을 소개하는 사례들을 제외하면) 이 문서의 내용을 지칭하는 단어로는 검색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본에선 니혼게이자이신문의 2020년 4월 7일자 기사에서 '위드 코로나'를 언급한 이래# 가파르게 유행어로 자리잡는다. 의미심장하게도 위 니혼게자이 신문의 기사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ウィズ・コロナ時代)라는 명칭을 타이틀에 박아 놓았다. 이렇듯 일본이 같은 의미를 담은 용어를 석달 가량 빨리 사용했고, 국내에서 가장 빨리 검색되는 기사#가 일본의 기사를 번역해서 소개하고 있으며, 위드 코로나에 '시대'를 붙이는 특수한 용법이 양국에서 일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니트, 페이퍼 컴퍼니처럼 일본에서 유행한 신조어(ウィズコロナ 혹은 withコロナ)를 한국 기자들이 업어오며 한국에까지 유포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한국에서 2021년 8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방역 완화'로 이해하게 되면서 양국에서 단어의 뉘앙스가 조금씩 갈리기 시작했다.
'코로나와 공존하는 시대'나 '코로나와 함께 살기' 등과 같은 말을 놔두고 한국 기자들이 무분별하게 유포시킨 일본식 영어 표현인 위드 코로나라는 명칭을 굳이 써야 하느냐는 비판이 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가 방역의 긴장감을 낮춘다며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이라는 단어를 대체어로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 단어가 막 퍼지기 시작하던 2020년 8월에 이미 국립국어원이 '코로나 일상'이라는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대체할 수 없었는데, 2021년 8월 이후 이 명칭을 언중들이 대대적으로 수용한 지 오래라서 더욱 순화시키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2021년 9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순방 귀국길 기내에서 '위드 코로나'를 언급하면서 더더욱 결정적으로 쐐기를 박으며 확고한 공식 용어로 굳어진 분위기.
3. 배경
기존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해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무화 하거나 적극 권장 했으며, 감염자는 정부 관리 하에 감염 경로 추적, 격리, 치료 등을 해왔다.
하지만 방역 조치가 오랜시간 지속되고 국민들의 피로도가 늘어나며, 무엇보다 경제가 크게 위축되어 각국은 고심이 깊었다. 이후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완전 종식이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희망도 있었으나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감염자 수 증가세는 더욱 거세졌고, 결국 코로나-19 완전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미 전문가들은 2021년 초중순부터 집단면역은 불가능할 것이란 결론을 내고 결국 코로나와의 공존을 모색하게 될 것이란 논의를 해왔다.
결국 방역조치를 해제하고 독감처럼 주기적으로 백신 접종을 하되, 중증 환자들만 관리하여 차근차근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논의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코로나 확산 방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보다 코로나 감염 이외의 이유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더 늘어난다. # # 한 마리의 벼룩을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는 없다.
위드 코로나를 진행할 경우 방역 조치를 한번에 모두 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으며, # 위드 코로나를 선언해도 당장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 부작용이 작거나 없으면서 방역 효과가 큰 마스크 착용이나 개인위생 준수 요구는 봉쇄령이나 영업 제한보다 오래 가져가는 국가들이 많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 동안 방역에서 꽤 선방한 덕에 역설적으로 오히려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상당히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방역 선방으로 인해 자연 면역력이 세계적으로도 매우 떨어지게 되었기 때문인데, 따라서 국내의 위드 코로나의 성공 여부는 별다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이상 빠르고 보편적인 백신 접종 여부에 달려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서 장기적인 관점의 누적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며, 애초에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목표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flattening the curve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더라도, 장기적으로 그래프의 넓이(확진자 수)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확진자 발생 속도를 제어하여, 의료계의 과부화를 줄임으로서 사망자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flattening the curve 사회적 거리두기는 기본적으로 확산 급증이 예상되는 시점에 단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정석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행이 장기간으로 길어지게 되면 필연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이다. 반면, 장기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역진적으로 점점 가중되어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양상이기 때문에, 출구 전략으로서 위드 코로나가 고려되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와는 다른 점도, 상통하는 부분도 있다. 우선 포스트 코로나는 상당히 스펙트럼이 넓은 논의로 크게는 코로나19가 사회와 역사에 미치는 영향 전반을, 좁고 비관적으로는 영원히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을 것이며 이전의 사회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걸 의미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그정도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보단, 수년은 코로나가 인류를 괴롭히겠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차근파근 공존을 모색해갈 것이라 전망했고 이것 역시 포스트 코로나의 논의 중 하나이다.
4. 선결 조건
4.1. 높은 백신 접종률
'위드 코로나' 가능하려면 '집단면역' 넘어야 한다는데…방역당국도 "개념 정의 모호해"
백신 보급 초기에는 70% 정도면 집단 면역 형성으로 종식이 될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 기준이 80% 이상으로 더 높아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0월 말까지 국내 성인의 80%, 고령층의 9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에 위드 코로나를 고려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현재 계획 중인 대로 백신 접종이 진행될 경우 11월 정도에 위드 코로나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방역당국이 밝혔다.
백신 접종률이 2021년 현재에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특효약이 없는 상황에서도 인류가 희망을 논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으면 개인단위에선 코로나19로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 것이란 공포에선 사실상 해방될 수 있게 되었다. 델타 변이의 등장으로 백신 접종자도 독감 정도로 꽤 크게 앓거나, 감염을 퍼뜨릴 수는 있게 되었으나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백신 접종에 따라 사망자, 중증자 수, 이에 따른 의료체계의 과부하, 감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 코로나19의 전파력 모두 크게 감소하였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코로나19에 투입되는 각종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결국 인류가 이미 안고 사는 다른 질병처럼 공존을 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백신 접종률이 충분치 않은데도 위드 코로나, 혹은 종식을 선언하면서 사회를 전면 개방하면 미접종 그룹에서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일차적으로 접종을 받지 못하는 그룹이나 면역이 충분치 않은 면역질환자, 면역억제제 복용자, 고령층 등이 다시 코로나의 위협에 노출된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코로나가 다시금 세를 불리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도 돌파감염될 확률이 계속 올라가고 이는 다시 감염자가 증가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게 된다.
이 나쁜 예를 직접적으로 보여준 것이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대만으로 각각 60%, 50%, 3%대라는 충분치 못한 접종률에도 사회를 전면 개방했다가 홍역을 치루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위의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되어 확진자가 3차 유행급으로 급증하고 사망자도 크게 늘었다가 이스라엘은 마스크 의무 착용 재도입,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규제 부활, 발빠른 부스터 샷 도입으로 겨우 큰 불을 진화했으며 미국은 2021년 9월 초까지도 뾰족한 수 없이 확진자 급증을 얻어맞고 있다. # 미국은 심지어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사망자가 2배나 많아 데이터만 봤다면 백신 개발, 확보에 실패한 세계선 같아 보일 정도. # 대만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며 백신 접종 없이 사회를 전면 재개방했다가 최초의 대유행을 맞고 전국 준봉쇄령에도 불구하고 치사율이 5%까지 치솟는 등 고난을 치루었다.
4.2. 효과적인 치료제의 개발과 보급
위드 코로나?···“타미플루 같은 치료제 나와야 가능”
2009년에 발생한 신종플루도 공식적으로는 종식이 안 된 엔데믹 상황임에도 전세계가 빠르게 신경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일반 인플루엔자보다도 치사율이 더 낮았던 점도 있었지만 타미플루라는 간편한 경구 치료제가 있어서 중증 진행 확률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사형 치료제보다 경구 치료제의 등장이 중요하다. 주사형 치료제의 경우 증상이 심각해져 병원에 입원해야 처방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효능은 제한적인 데다 감염 초기에만 효과가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미 중증으로 넘어올 때쯤 되면 효과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 중증이 되면 바이러스는 면역작용에 의해 사라지지만, 코로나에 의해 손상을 받은 내부 장기들은 치료제로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구 치료제는 언제 어디서나 바로 약국에서 구할 수 있어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코로나19 경구 치료제로서 가장 빠른 진도를 보이고 있는 약물은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로 2021년 10월 1일 3상 임상결과, 입원 및 사망률을 50% 이상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위약 대조군의 경우 8명이 사망한 반면, 몰누피라비르 투여군의 경우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발표하였다. 호프만 라 로슈와 화이자도 2021년 말까지 경구 코로나 치료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4.3. 의료시설 점검 및 충분한 확보
“의료 인력 확충 없이 위드 코로나 없다”
다시 2000명대 확진, 위중증 환자 급증… 지속가능한 '위드 코로나' 방식은
위드 코로나로 섣불리 전환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의료 체계의 불안정성이다. 방역 조치가 해제됨은 필연적으로 확진자 수 증가를 수반한다. 그리고 확진자 중에서 중증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이 확보가 돼야 하는데 현재도 중증 환자가 계속 늘고 있고 환자를 관리하는 병상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영국이 위드 코로나를 빨리 선언한 데는 전근대기부터 존중해온 서구식 개인주의 문화의 영향도 있지만, 영국은 대부분의 코로나 19 중증 환자를 민간 병원에서도 직접 관리하는 구조라서 병상 회전율이 한국에 비해서 높다는 점도 크게 기여를 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감염병 전담병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중증, 치명률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환자를 치료하지 않고, 위중증 환자들만 집중 치료하여 의료계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4.4. 인식 변화
위드 코로나의 의미는 결국 코로나 19도 독감과 감기처럼 풍토병으로 다루겠다는 것이며, 이는 일반 국민들이나 언론 그리고 정치권 모두 감기, 독감 확진자 수에 연연하지 않는 것처럼 코로나19 확진자 역시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수준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정계-관계-의료계-소상공인-시만단체들이 모두 모인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여 어느 정도까지 확진자 수를 용인할지 논의하는 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위드 코로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싱가포르조차 확진자 수가 폭증하자 다시 확진자 수에 연연하며 방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확진자수를 기반으로 한 방역정책보다는 위중증, 치명률을 근거로 바꾸는것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5. 오해
'위드 코로나'에 접어드는 것을 두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손소독제 사용 등의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단박에 모두 해제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일이 잦은데, 사실과 다르다. 위드 코로나는 이 같은 방역 조치를 한 번에 완전히 해제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 '단계적 해제'를 뜻하며, 따라서 마스크를 벗는 완전한 일상의 회복은 위드 코로나의 가장 마지막에 적용되는 사항이다.
이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게, 애당초 코로나19가 최초에 유행할 때 가장 먼저 취한 조치가 마스크 쓰기와 2m 이상 거리 두기였다. 어떤 조치의 해제는 그 역순이므로 마스크 쓰기 역시 가장 마지막에 해제가 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이것은 학교, 다중이용시설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에 적용하는 실내 마스크 쓰기에 해당하며, 실외 마스크 쓰기는 2차 백신 접종을 끝낸 사람을 중심으로 상당 부분 해제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m 거리 두기는 사실상 일찍이 무용지물이 되었으므로 별다른 말이 없어도 흐지부지가 될 것이지만, 방역 당국은 실내 마스크 쓰기는 전 국민의 70~80%가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에도 한동안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공공의 안전과 관련해서는 문화적으로 상당히 방어적이고 보수적이기 때문에 길게는, 가장 보수적으로 보았을 때, 전 세계의 백신 접종 완료가 70% 이상이 되었을 때 비로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실내까지 완전히 해제되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국내 코로나의 치명률이 감염자 수와 견줬을 때 거의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극도로 낮아졌을 때 해제할 것이다. 일단 그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확실한 것은 2차 백신 접종이 일정 수준 이상 완료되는 2021년 11월 이후에도 한동안은 실내 마스크 쓰기 의무화는 유지될 것이다.
위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납득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우선 아래 공식부터 이해해야 한다.
-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발생 수) ≤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용 가능 병상 수)
마스크를 벗는 완전한 일상의 회복은 위 공식을 만족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코로나19의 진정한 위험은 치명률이 아닌 무시무시한 전파력이다.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함한 각종 방역 정책의 최종 목표는 전 국민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게 아니라 전파 속도를 늦춰 의료 체계의 과부하를 피하는 데 있다. 이때 코로나19의 치명률이 극도로 낮다고 한들 당장에 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 정책의 최소선까지 해제하면 코로나19는 특유의 무시무시한 전파력으로 백신미접종자인 고령층 및 기저질환자를 이잡듯 찾아낼 것이고 그로 인하여 의료 체계의 과부하가 온다.
코로나19의 치명률, 그러니까 걸려서 죽을 확률을 0.1%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확진자 1000명 중 1명 꼴로 사망하는데, 그 사망자의 절대다수는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거나 노약자 등 신체적으로 굳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병으로도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즉, 객관적으로 볼 때 0.1%의 치명률을 가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결코 유의미한 위협 요소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 코로나19의 진정한 무서움은 치명률이 아닌 전파력이다. 제아무리 전 국민이 2차 백신까지 맞아서 코로나19에 걸려도 치명률 0.1%로 끄떡없을지라도 그 전파력 때문에 당장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면 하루에만 수천 명씩 확진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 수천 명 중에서 죽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겠지만 그 전파력을 고려하면 일정 기간 동안 누적되는 사망자의 수는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의 싸대기를 수백 번은 후려갈길 정도로 많이 나올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백신 접종을 포함한 각종 방역 조치의 최종 목표가 위중증 환자 발생 속도를 억누르는 것임을 다시 생각해 보자. 위중증 환자라는 것은 곧 심하게 앓으나 죽지는 않는 환자를 가리킨다. 따라서 치명률이 0.1%라 하면 위중증화율은 못해도 수십 배는 되기 마련이다. 코로나19의 위중증화율을 치명률의 30배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치명률 0.1% 기준으로 위중증화율은 3%이다. 확진자 100명 중 3명이 위중증자가 된다는 말이다. 물론, 이 위중증자 역시 거의 대부분은 기저질환자 혹은 노약자로 평범한 학생이나 성인은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국가에서 노약자나 기저질환자 등을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들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
제아무리 2차 백신 접종까지 완료했다 한들 방역 조치를 바로 모조리 해제하면 하루에만 어쨌든 수천 명 단위의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서울 한 곳에서만 하루에 3000명씩 확진자가 나온다고 다시 가정하자. 치명률 0.1%에 위중증화 확률 30배 가정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서울에서 발생하는 위중증 환자의 수는 3000명의 3%인 90명이다. 확진자 수가 아니라 위중증 환자의 수이다. 그것도 일일 위중증 환자 수이므로 일주일이면 630명, 한 달이면 2500명을 넘는다. 위중증 환자가 하루 만에 싹 나으면 애초에 위중증 환자일 리가 없으므로(...) 당연히 매일같이 위중증 환자의 수는 천문학적으로 중첩된다. 거기에 위중증 환자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각종 합병증까지 달 게 뻔하므로 이들이 퇴원을 하는 데에는 몇 주, 길면 몇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 평균 2주 만에 위중증 환자가 퇴원한다고 가정해도 결국 2주 동안은 매일같이 90명의 위중증 환자의 수가 겹쳐 쌓이게 되는데, 이는 90×14=1260으로, 당장 서울에서만 1260명 분량의 위중증 환자 관리용 병상과 물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 다시 위에서 언급한 공식을 보자. 서울에는 최대 누적 1260명의 위중증 환자가 발생한다. 과연 서울에 1260개의 위중증 병상을 마련할 수 있을까? 이 1260이라는 수치도 가정에 가정에 가정을 더한 결과일 뿐, 구체적인 치명률과 위중증화율, 그리고 합병증 등을 고려한 평균 입원 기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더 끔찍할 수도 있다. 바로 이 위중증 환자를 충분히 관리할 만큼의 여력이 될 때 비로소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것이다. 섣불리 해제했다가는 의료 체계의 과부하, 최종적으로 붕괴를 야기한다.
이제 다시 앞서 언급된 각종 선결 조건들을 보자. 높은 백신 접종율, 치료제 개발, 병상 확보 등이 일관되게 가리키는 바가 분명히 다가올 것이다. 바로 위중증 환자 발생 속도의 억제이다. 이것은 곧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등의 각종 방역 정책의 진정한 목표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이쯤에서 현 시점에서 받아들여지는 위드 코로나의 정의를 다시 새겨 보자. 코로나19를 감기나 독감처럼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게 되려면 감기나 독감처럼 위중증 환자를 충분히 의료 체계에서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의 치명률 및 위중증화율이 감기보다도 낮게 극도로 낮아져야 한다. 상기했듯 코로나19의 진정한 위험성은 치명률이 아닌 확산성이므로 그 엄청난 전파력을 고려할 때 치명률과 위중증화율이 감기보다도 떨어질 필요가 있다. 둘째, 그 극도로 낮은 치명률 및 위중증화율을 달성하려면 또 한편으로 백신의 보급 및 접종이 보편화되어야 한다. 백신 접종 전과 뒤의 위중증화율 및 치명률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셋째, 위중증 환자를 수용할 인프라를 더욱 갖춰야 한다. 코로나19를 제2의 독감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감기나 독감 등 기존의 질병에 일상적인 질병을 하나 더 추가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만큼 일상적으로 운영할 병상을 늘리는 것은 당연한 조건이다. 마지막으로 넷째, 궁극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널리 보급되어야 한다.
이상의 모든 조건은 일괄되게 위중증 환자의 억제를 겨냥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를 전적으로 국내 의료 체계에서 감당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못해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같은 최후의 방역 수칙은 잔존할 것이다. 이 최후의 방역 수칙까지 해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위드 코로나이며, 이것이 곧 코로나19의 종식이자 극복이다. 그날을 얼마나 가깝게 앞당기느냐가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또한 코로나와 함께 산다는 의미 및 전술한 부분적 조치 유지 때문인지 평생 거리두기를 하거나 마스크 착용 영구화를 한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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